커피의 본 고장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이탈리아 3대 커피"를 마셔봤는데요. 바로 로마 타짜도르(La Casa del Caffè Tazza d'Oro), 피렌체 질리(Caffè Gilli), 베네치아 플로리안(Caffè Florian)입니다.
로마에 가면 타짜도르(La Casa del Caffè Tazza d'Oro) / Dal. 1944 / 07:00~20:00
타짜 도로 커피 · Via degli Orfani, 84, 00186 Roma RM, 이탈리아
★★★★☆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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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도르는 관광객들이 로마에 가면 꼭 들리는 카페입니다. 판테온 신전 근처에 있기 때문에 판테온 구경 하시고 가셔서 커피 한잔 드시면 좋아요. 이탈리아의 일반 카페는 일리(illy)나 라바짜(Lavazza)처럼 마트에서도 쉽게 구입 가능한 대중적인 커피콩을 쓰는데, 타짜도르는 자기들만의 레시피로 블랜딩된 커피콩을 사용합니다.


타짜도르 매장 내에는 늘 사람이 많습니다. 마실 커피를 계산하고 영수증을 받아서 보여주면 커피를 바로 내려 주십니다. 매장 안쪽에는 커피 원두도 판매를 하고 있는데요. 250g 원두가 6유로(약 8,000원)입니다. 지인들 선물용으로 저도 10개를 구매했는데, 무게와 부피만 아니면 정말 수십 개를 사고 싶더라구요.


타짜도르 커피는 에스프레소 1.20유로(약 1,800원), 아메리카노 1.60유로(약 2,400원)입니다. 너무 저렴해서 놀랐고, 너무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에스프레소는 확실히 고소한 맛이 많이 났고, 아메리카노도 마치 물을 타지 않은 것처럼 본연의 커피 향이 가득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타짜도르를 포함한 이탈리아 카페 대부분은 테이블이 없습니다. 보통 서서 홀짝 마시고 바로 나가기 때문인데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보통 출근길에 에스프레소를 빠르게 한잔 마시고 나간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도 서서 빨리 마시는 커피는 좀 저렴하게 판매를 했으면 좋겠어요ㅜ 테이크아웃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모든 커피값이 자릿세가 포함되어 책정이 되니깐 좀 부담이긴 합니다.
300년 역사가 담긴 카페 질리(Caffè Gilli) / Dal. 1733 / 08:00~24:00
Caffè Gilli · Via Roma, 1r, 50123 Firenze FI, 이탈리아
★★★★☆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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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질리는 피렌체에서 가장 오랜 된 카페이며 300년이 다 되어 가는 전통 있는 카페입니다. 레푸블리카 광장(Piazza della Repubblica) 앞에 유명한 회전목마(Antica Giostra Toscana)가 있는데 바로 마주 보고 있는 곳이 카페 질리입니다.


로마 타짜도르가 편안하고 서민적인 분위기였다면, 카페 질리는 좀 더 고풍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카페 질리는 커피뿐만 아니라 디저트류도 굉장히 유명합니다. 서서 마시면 저렴하게 마실 수 있지만, 이날 날씨가 덥기도 했었고 언제 한번 300년 가까이 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해서 자리에 앉아 마시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에스프레소 4유로(약 5,400원), 아메리카노 4.50유로(약 6,000원), 이탈리아 디저트 판나코타(Panna cotta) 8유로(약 11,000원)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로마의 타짜도르 보다 덜 쌉싸름했고, 묵직한 커피향보다는 은은한 향이 감도는 맛이었습니다. 역시나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긴 티라미슈가 유명하지만 한국에서 찾기 힘든 판나코타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혹시 카페 질리에 가시게 되면 그냥 드시고 싶은 케이크를 드세요! 판나코타는 별로였어요ㅎㅎ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베네치아 플로리안(Caffè Florian) / Dal. 1720 / 09:00~24:00
카페 플로리안 · P.za San Marco, 57, 30124 Venezia VE, 이탈리아
★★★★☆ ·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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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년 베네치아에서 가장 번화한 산 마르코 광장에 문을 연 '카페 플로리안(Florian)'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로 손꼽힙니다.
라틴어로 '꽃다운'이라는 의미의 상호처럼 플로리안은 다른 카페와 구별되는 아름다운 실내로 인해 문을 열 때부터 화제를 뿌리며 손님들로 붐벼댔다고 합니다.
플로리안은 바이런, 괴테, 루소, 가리발디, 쇼팽, 나폴레옹 등의 명사들이 즐겨 찾을 만큼 유명했고, 이들 명사들이 만들어낸 일화들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바람둥이의 대명사 카사노바도 플로리안을 즐겨 찾았다고 하는데, 카사노바가 플로리안의 단골이었던 까닭은 여성의 출입을 허용한 최초의 카페였던 이곳에서 '작업'을 걸기 위해서였다고 호사가들은 수군덕대기도 했답니다.


야외에 앉으면 플로리안 악사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너무 더울 것 같아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안에가 더 더워요ㅎㅎ 냉방시설이 안 되어 있습니다. 정말 300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고, 심지어 좁은 공간 안에 여러 명이 있어서 더 덥습니다. 혹시 플로리안에 가실 분은 차라리 밖에서 드세요.


플로리안에서도 다른 카페와 마찬가지로 에스프레소 7.60유로(약 11,400원)와 아메리카노 12.00유로(약 18,000원)를 주문했습니다. 3군데의 카페 중 제일 비쌌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호텔 같은 데서도 이 정도 가격을 하거나 훨씬 더 비싼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300년 된 카페에서 300년 된 장식품들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경험을 1인당 1만원에서 2만원 정도 한다면 그건 결코 비싼 게 아니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커피 맛은 값어치를 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일 만큼 맛이 있었습니다. 적당히 묵직하고, 적당히 쌉싸름하며, 적당히 고소했습니다. 플로리안이 한국에 있다면 저 가격을 주고라도 이따금씩 들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좋아하는 무언가를 위해 떠나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커피를 좋아해서 이탈리아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요. 여러분도 가장 좋아하는 것을 위해 떠나 보세요! 열심히 살아온 당신에게 충분히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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